Aug29 사진 찍는 남편과 수정하는 부인이 부부가 된 날

‌‌함께 근무하던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와 리터쳐로 만나 여름의 끝자락, 8월 29일에 부부가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은 우리가 발품 팔아 몸소 겪었던 결혼 준비와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며 자연스레 몸에 밴 예식 진행을 바탕으로
"우리와 함께 하는 신랑, 신부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스튜디오가 되자" 였습니다.

신부대기실에서 친구를 만나며 느꼈던 반가움과 그 마음을 넘어선 울컥함, 로비에서 하객 맞이를 하며 느꼈던 감사함과 얼굴의 경련
버진 로드를 걸어 들어갈 때의 설레임과 그 모습을 기다리는 떨림. 그 어느 때 보다 심쿵했던 맞절을 하기 전 찰나의 눈맞춤.
많은 사람들(특히나 부모님) 앞에서 쑥쓰럽지만 담담하려 애썼던 축가. 감사, 죄송, 사랑, 아쉬움..어떤 표현들을 다 합쳐도 정의 할 수 없었던
아들과 딸, 사위와 며느리로 고개 숙였던 부모님과의 인사. 이제 진짜 부부가 되었다는 생각에 만개한 웃음으로 함께 걸었던 퇴장 행진.
우왕좌왕 정신 없이 인사하던 피로연, 조금은 어려운 친척 어른들께 인사드리며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란걸 알려준 폐백까지..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 두 분이 신경써야 할 일들이 무수히 많음을 알기에 그 중에 하나만, 적어도 스냅 사진은 걱정 하지 않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며 생긴 고민거리를 덜어 드리고자 사전 미팅을 진행하고,두 분의 한 번 뿐인 예식에 조금 더 집중하기 위해 하루 한 팀만 촬영합니다.
아직은 미완의 원본 사진이라도 저희가 예식 날 노력한 한장, 한장이기에 그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더 신경써서 원본 작업을 하고,
미처 발견 못하고 지나칠 부분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수정하기 위해 컨펌을 진행합니다.

두 분의 앨범이 될 것이기에 선택은 저희의 몫이 아닙니다. 온전히 두 분의 마음이 반영 된 앨범이 제작 되도록 서포트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다들 본식 앨범 잘 꺼내보지도 않는데요", "그냥 폰으로 보면 될텐데.." 매번 자주 들어왔던 말과 요즘 들어 더욱 자주 듣는 말들입니다.
지금 당장 SNS에 올려 많은 사람들의 좋아요를 받는 사진도 있고, 생각날 때마다 손가락 하나로 찾아 볼 수 있는 사진도 있습니다.
저희는 5년, 혹은 10년 후 두 분만의 그 날에 대해 회상하고 얘기를 나누며 꺼내어 볼 수 있는 "앨범" 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Think of Aug29